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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지윤
- 작성일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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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에 지난 7월 ‘퇴직하지 말아야 하는 10가지 이유’라는 칼럼이 실렸다. ‘돈을 벌 수 있다’ , ‘일하는 게 건강에 좋다’, ‘조화로운 결혼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 등 기본적으로 직장생활이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다. 이 가운데 개인적으로 ‘직장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이유가 눈에 띄었다. ‘일을 하면 고용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설명이다. 필자가 사회보험에 관심이 많다 보니 저절로 눈길이 가게 되는 소식이었다. 근로자가 직장을 다니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회보험은 이른바 4대 보험이라 일컬어지는 고용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건강보험이다. 사회보험은 일생 동안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질병, 상해, 실업, 노령 등 이른바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의무보험이다. 하지만 사업장 규모가 작아질수록 가입률이 낮다. 사업주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근로자는 적은 월급이 더 줄어든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사업주가 가입을 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는 대규모 사업장보다 근속 연수가 더 짧고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도 낮다. 이를 감안한다면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가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에 더 관심을 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큰 문제다. 그렇다 보니 이들 근로자는 실직 위험과 불안정한 노후 생활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삶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펼치고 있는 사업이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이다. 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에서 월 130만원 미만의 저임금 근로자에 대해 사업주와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의 보험료를 국가에서 50%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은 2012년 총 40만개 사업장의 근로자 91만명, 2013년에는 9월 말까지 53만개 사업장의 근로자 140만명을 지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많은 사업주와 근로자의 관심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사업장이 많다. 정부가 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영세 사업장과 저임금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절반의 금액이 여전히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보험은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대비해야 할 기초적인 안전판이다. 적은 비용으로 나중에 생각지 못한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 권리이다. 정부는 미가입 사업장이 두루누리 사회보험에 대해 정확히 알고 가입할 수 있도록 사회보험가입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소규모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들도 이 기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호환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서울신문 201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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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 작성자정우준
- 작성일201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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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정우준
- 작성일201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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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여성 환자가 한겨울 추위에 손끝이 하얗다 못해 파랗게 변하고, 관절 마디마디가 아프며,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이 차다면서 병원을 찾았다. 전신성 경화증(경피증)으로 판단돼 흉부방사선 검사를 한 결과, 폐 섬유화가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전신성 경화증에 동반된 폐동맥 고혈압으로 최종 진단을 내렸다. 폐동맥 고혈압은 폐동맥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혈관이 수축돼 심장에서 폐로 가는 폐동맥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높은 혈압으로 우심장에 무리를 줘 숨이 차는 증세를 보이다 결국 심부전 등으로 사망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년 생존율이 50% 미만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국내엔 폐동맥 고혈압 환자가 2000명가량 있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희귀질환이다. 환자는 대부분 중년 여성이다. 여성의 경우 폐동맥 고혈압 증상인 숨 가쁨, 운동 시 피로감을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 폐동맥 고혈압은 병이 진행될수록 호흡곤란과 피로 증상이 빈번해지고, 결국 옷을 갈아입거나 2층까지 걸어 올라가는 등 사소한 일상생활마저 힘들어진다. 이처럼 초기 증상이 가볍고 다른 증상과 혼동되기 쉬워 폐동맥 고혈압의 조기 진단은 쉽지 않다. 보통 폐동맥 고혈압은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환자 대부분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후 확진을 받곤 한다. 질병이 악화된 상태에서 치료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아 의사로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폐동맥 고혈압은 그 원인이 다양하고 명확지 않아 예방법도 없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 없이 몸이 피로하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등 폐동맥 고혈압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특히 전신성 경화증, 루푸스, 류머티즘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환자가 고위험군으로, 이들에게서 추운 겨울에 손끝이 하얗게 변하거나 파랗게 변하는 레이노 현상이 나타날 경우 폐동맥 고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폐동맥 고혈압은 과거엔 치료제가 딱히 없어 환자 대부분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불치병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엔 폐동맥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돼 치료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는 칼슘길항제(CCB), 엔도텔린길항제(ERA), 포스포디에스테라제 억제제 등이 사용되며, 이 중 엔도텔린길항제로는 암브리센탄과 보센탄이 있다. 흡입제로는 프로스타사이클린 유도체 등이 사용된다. 폐동맥 고혈압은 조기에 발견하면 일반 고혈압처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창희 아주대학교 류마티스내과 교수 [주간동아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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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지윤
- 작성일201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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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환자한테 병을 알려 주는 것이다. 첫째 의사가 이렇게 말한다고 치자. “제부에서 촉지되는 연종괴가 허니아로 의심됩니다. 감별진단 후 외과로 전과하겠습니다.” 둘째 의사는 같은 내용을 이렇게 말한다. “배꼽 부위에서 만져지는 것이 바깥으로 튀어나온 창자 같습니다. 더 검사한 다음에 외과로 옮기겠습니다.” 환자는 둘째 의사의 말을 잘 알아듣고 따를 것이다. 실제로 의사가 환자한테 쉽게 풀이하면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 된다. 의사가 쉽게 풀이하려면 의학 용어가 쉬워야 하고, 의학 용어의 바탕인 해부학 용어부터 쉬워야 한다. 따라서 대한해부학회는 지난 25년 동안 어려운 해부학 용어를 쉽게 바꾸었다. 보기를 들면 다음과 같다. 상완→위팔, 관골→광대뼈, 슬관절→무릎관절, 건→힘줄, 구개→입천장, 소장→작은창자, 담낭→쓸개, 신장→콩팥, 안검→눈꺼풀. 이렇게 쉬운 새 용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 일부 의사가 싫어한다. 어렵게 외운 옛 용어를 버리기가 아깝고, 새 용어를 익히기가 귀찮기 때문이다. “슬관절 대신에 무릎관절을 써서 의사한테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꾸한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양반이 아닌 평민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새 용어는 의사가 아닌 환자를 위한 것입니다. 환자를 위해 조금만 양보하십시오. 그런데 환자를 위한 것이 의사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환자를 위한 의사한테 돈과 명예가 따르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말을 덧붙인다. “법률가는 법률 용어를 쉽게 바꾸고 있습니다. 도과한→지난, 궐한→빠진, 개전의 정→뉘우치는 빛. 쉬운 법률 용어도 법률가가 아닌 비법률가를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어렵게 배운 전문 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는 것은 기득권을 버리는 것입니다. 법률가보다 의사가 먼저 기득권을 버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다른 사람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나는 강의실에서 영어 용어로 가르친 다음에, 실습실에서 우리말 새 용어로 가르친다. 이렇게 따지는 학생도 있다. “아직은 쓸개라고 말하는 의사보다 담낭이라고 말하는 의사가 많습니다.” 나는 새 용어로 말하라고 구슬린다. “내가 어릴 때에는 기생충 없는 사람보다 기생충 있는 사람이 많았다. 그때에는 기생충 있는 것이 옳았겠냐? 많다고 꼭 옳은 것이 아니다. 많은 의사가 담낭이라고 말해도, 너는 쓸개라고 말해라.” 새용어로 가르치면 학생이 더 똑똑해진다. 옛날 해부학 시험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 “지주막하강에 대해서 쓰시오.” 학생이 이렇게 답을 써도 점수를 조금 주었다. “거미처럼 생긴 막의 밑에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새 용어로 문제를 낸다. “거미막밑공간에 대해서 쓰시오.” 옛날처럼 문제를 풀어서 쓰면 점수를 주지 않고, 뜻있는 내용을 써야 점수를 준다. 지주막하강처럼 어려운 일본 한자를 외울 시간에 뜻있는 내용을 익히는 것이 나중 환자를 위해서 훨씬 낫다. 전국의 해부학 선생은 새 용어로 가르치고 있고, 따라서 의과대학 학생은 해부학 실습실에서 새 용어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 학생이 의사로 자리잡으면, 옛 의학 용어가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해부학 실습실은 새 의학 용어가 뿌리를 내리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신문에 한자가 가득 있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한자를 많이 외워야 신문을 읽을 수 있었다. 조선 시대에 양반만 글을 읽은 것과 비슷하였다. 다행히 요즘에는 한자가 사라져서 어린이도 신문을 읽을 수 있다. 중국, 일본에서 우리를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이다. 한자가 사라져서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이 훨씬 많다. 마찬가지로 새 의학 용어가 자리잡으면 얻을 것이 많다. 쉬운 말이 좋은 말이고, 좋은 말이 끝내 이긴다. 정민석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한겨레 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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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지윤
- 작성일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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