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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불어불문학과 교수] 지난 9월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 후 회의장을 나오며 한 언행이 중계되었는데, 그 내용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로 알려졌다. 이를 언론은 욕설 혹은 비속어 파동이라는 말로 전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의 언행이라 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다. 국격의 실추, 국제적 망신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이번 파동에 대해 대통령실 및 여당 측과 야당 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 특이한 점은,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회가 미국의 의회를 말하는지 한국의 국회를 말하는 것인지의 문제와 ‘바이든’이라는 말을 했는지 혹은 다른 단어였는지 진위를 가리는 데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야당은 대통령이 욕설 혹은 비속어를 썼다는 사실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욕설과 비속어에 관한 개념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욕설’ 혹은 ‘욕’은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는, 사전에 나오는 대로,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또는 남을 저주하는 말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누가 누구에게 욕을 하다’처럼 반드시 ‘~에게’라는 대상이 있다. 그저 혼자 하는 말이 아니라 반드시 누군가에게 향하는 행위이다. 바로 이때문에 욕을 하면 상대방이 모욕감을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에게 ‘꼴통’이라고 하거나, 내가 한 말에 대해 ‘개소리’라고 하면 나는 즉각 모욕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강도(强度)가 비교적 약한 욕에 해당한다. ‘쪼다’, ‘꼴깝을 떨다’, ‘아가리’와 같은 단어나 표현들은 조금 더 강도가 세고, ‘새X’ ‘개새X’, ‘X할 놈’ 등 더욱 더 심한 욕이 된다. 강도의 차이가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모두 인격을 모독하는 말, 즉 ‘모욕어’이다. (하략) http://ccej.or.kr/8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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